똑같은하루
詩최마루
저녁은 포박한 어둠을 밤에만 슬쩍 풀어 놓는다
사람들은 제 모양에 어울리는 미로같은 집으로 숨어들고
차들은 형광빛을 뿜어내며 씩씩거린다
가로등도 잠에 깨어나 활기를 띄고
포장마차는 이제부터 제대로 옷을 벗기 시작하는데
저녁이 절정에 다다를 즈음
취객들과 매일같이 하루를 그토록 다독거려
전국노래자랑이 선술집 탁자위에서 딩동댕하고
저마다의 인생에 짓궂은 소설들을 악착같이 집필한다
저녁은 여념없이 하루하루를 잡아놓고 새로운 각오를 다짐받는데
내일 아침이면 또 다른 후회로 가득찬 회한만이 실수를 알아본다
결국 어제와 같은 저녁을 매일 만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