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인연 지독한 인연 詩최마루 창 밖엔 비가 차분히 내리는데 고요하던 마음 한 저리 싸하게 눈물샘이 터지고야 맙니다 예전 사모했던 스승님의 대쪽 같은 가르침도 기억나고 빗소리만큼 애잔하게 피어 오르는 내 못난 사연들이 오늘따라 무척이나 서럽습니다 작년에 하늘나라 가버린 동갑나기 .. 목마른 그대 노래여! 2009.04.18
희망의 소포 희망의 소포 詩최마루 새벽부터는 졸지 마세요 하루의 퇴직금도 못 받습니다 고민거리가 혹처럼 튀어나올 때 일찍 출근하세요 어정쩡한 생각은 삶이란 존재가 바로 견인해 갑니다 이것도 어찌 보면 업무상의 재해이지요 아름다운 시간 행복한 나날 속달소포는 아늑한 별장으로 매일같.. 목마른 그대 노래여! 2009.04.18
인연 인연 詩최마루 나는 당신을 어쩔 수 없이 사랑하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싫네요 저는 당신이 좋지는 않네요 당신은 항상 나를 미치게 하지요 당신의 새침한 얼굴 순박하지는 않아요 어정쩡한 당신의 얼굴 그려놓고 내일은 배를 타고 목성으로 떠납니다 지금 당신 생각하니 스르르 잠도 오고 어제 같던 .. 목마른 그대 노래여! 2009.04.18
무심 무심 詩최마루 찻잔에 퍼슬이 섞인 사연은 기체가 되고 주관적인 토론을 날마다 맹연습 중이다 가치나 의식의 품위를 지키며 짧은 그리움의 애틋한 순간 어금니가 흔들거린다 어쩌다 나를 닮은 사진 한 장위로 가증스럽게 미끌어져 버리는 손톱만한 찻잔 가야지 이제는 그냥 일어서서 조용히 가야지 .. 목마른 그대 노래여! 2009.04.17
가부좌 가부좌 詩최마루 열꽃이 피네 온몸에로 심장에로 허벅지의 삼도화상 원숭이 궁뎅이만큼 잘났다 맘 하나 차분히 다스리지 못하니 머리카락 뿌리가 금새 노쇠해져 버렸다 무덤처럼 벗겨지는 하얀 살색 이것 또한 세월만 탓할 수는 없음이다 이해할 수 없는 단어들로 숱하게 고민을 해보았다 돈의 무게.. 목마른 그대 노래여! 2009.04.17
천냥대포 천냥대포 詩최마루 해질 무렵 선배와 뽀얀 막걸리에 주눅든 얼굴을 씻고 세상시름 막 사발에 묶어내어 칼 추위를 서늘히 말리는데 연탄불 위로는 때 끼인 양은 솥에 누런 어묵은 국물과 신명나게 어우러져 까불댄다 아버지가 그랬듯이 과거의 기억들이 머리위로 스물 올라온다 허름한 술.. 목마른 그대 노래여! 2009.04.17
삶의 덧 삶의 덧 詩최마루 술로 인한 일탈 젊은이여! 앞이 보이는가! 보이는가! 온통 범벅된 일들과 하늘이 푸르도 푸르지 않는 동동거리는 그대 원망들을 나는 잘 알고 있네 해도 보고 물도 마시고 가을에는 자연이 드높은데 지독한 삶의 덧은 늘씬한 희생을 요구하지 때로는 그가 우리에게 그 무엇을 묻고 있.. 목마른 그대 노래여! 2009.04.17
먼지 먼지 詩최마루 서류에 채곡이 쌓인 먼지가 검은 바지를 하얗게 만들었다 항상 서류에 붙은 글자처럼 무언의 침묵으로 조용히 조용히 쌓이어만 간다 하얗게 떨어지는 분수안의 먼지처럼 오늘까지 우리들에게 쌓인 마음의 먼지를 누군가 지금도 열심히 털어내고 있을 것 같다 < 세상에 모든 생명 있.. 목마른 그대 노래여! 2009.04.17
사랑의 응급환자 사랑의 응급환자 詩최마루 떨리는 호감 수줍은 사랑의 애잔한 연주 깊게 파고 들어가는 싱싱한 러브 콜 어여쁜 사랑들아! 진실로 사랑하거든 그대의 특별한 어투로 단 한마디에 사랑의 정곡을 찔러라 지금은 사랑에 벌거벗은 절묘한 에로틱상상 행복한 하늘 여행일까 꽃 나라 무지개일까 신선하고 깔.. 목마른 그대 노래여! 2009.04.17
행복한 하루 행복한 하루 詩최마루 갸느린 나무사이에 고독한 머리를 풀고 서있다 솔가지 바람 보풀보풀하게 콧등을 스칠 때 오래 전의 앙상한 후회가 이렇게 멋적을 줄이야! 상상의 싱그러운 화면이 클로즈업 영화 안에서만 있을 가득하고 포근한 분위기 감초롬이 하얗게 비틀거리는데 금빛물결처럼 춤추는 행복.. 목마른 그대 노래여! 2009.04.17
순대국 향기 순대국 향기 詩최마루 올차게 세찬 씩씩한 겨울 고향의 맛과 향기로 어울린 진솔한 미각을 깔끔하게 지목하여 담백한 순대국을 호출했지요 맛나고 신나는 시원한 세상 서민에게 풍부한 축제의 이름처럼 알이 통통한 순대 배부름 안에 따사로운 고민이 풀어있고 삶에 기운찬 해법의 향이 어울린 순대.. 목마른 그대 노래여! 2009.04.17
거만한 자존심 거만한 자존심 詩최마루 냉큼 나오너라 자존심 이놈아! 네가 나를 그토록 지지고 후벼 얻은 보물이 도대체가 무어야! 독기 어린 분노와 욕심이더냐! 아니면 야성과 지나친 집념이더냐 강아지만도 못한 이지적인 값어치의 잘난 셈이더냐! 못내 너의 모습이 좋을 때도 있겠지만 오늘따라 .. 목마른 그대 노래여! 2009.04.17
쟁반짜장 쟁반짜장 詩최마루 쟁반짜장 하나 시켜놓고 네 명의 아이는 냄새로 배를 채웠던 어느 고약한 날이었습니다 면이 퉁퉁 불도록 기다렸다가 엄마가 오시면 함께 먹기로 했지요 막내가 유난히 군침을 삼키며 본능의 침을 샛노란 단무지에 발랐습니다 냄새는 시간이 갈수록 짙어지고 곪은 위.. 목마른 그대 노래여! 2009.04.17
편지 편지 詩최마루 사랑의 목이 타는 날 무지개 빛 한 모금 애인에게 건네주고 하늘에 떠있는 오묘한 별꽃도 한아름 주고 싶었네요 토요일공원에서 양심적인 모음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행운으로 만나 나를 너에게 행복하게 팔고 너를 나에게 행복하게 살 때 사랑의 뜨거운 감정으로 그리운 자음까지 만.. 목마른 그대 노래여! 2009.04.17
행복한 이별 행복한 이별 詩최마루 조용히 자다가 일어난 새벽 바람처럼 차가운 씨앗하나 데리고 창문을 노크하는 비가 나를 심하게 깨운다 비록은 무감각한 꿈속이지만 소슬비는 새벽에 나타났다 대분수처럼 떨어지는 긴박한 사정을 알고 가로등에 비추어진 영롱한 씨앗과 잘도 어우러져 예전의 나와 함께 하려.. 목마른 그대 노래여! 2009.04.17
지독한 갈증 지독한 갈증 詩최마루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의 백야는 떠나고 결국 세월은 나를 멀리하네 가슴치던 서러운 밤 그렇게도 낯익은 향기가 크나큰 사건을 전개하고야 말았으니 한때 비틀거렸던 마음 봄색깔로 채색을 한 그런 날 밤 쇠가죽보다 두꺼운 인연의 고리를 운명처럼 만지고 말았지 그것이 바로 벌.. 목마른 그대 노래여! 2009.04.17
시대의 군상 시대의 군상 詩최마루 작은 머리모양에 걸맞지않는 생의 화두 애궂게도 나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왔다 언덕처럼 높은 이상의 욕망에 과연 우리네 생에 알맞은 모자는 어떠한 색의 음양으로 조화를 맞추어 나갈까 사람은 스스로의 일생에 제법 제 모양의 틀을 맞추어 그림을 그린다 출생 그 또한 의문의.. 목마른 그대 노래여! 2009.04.17
하늘이 살라시면 하늘이 살라시면 詩최마루 꼭 밤에만 행려병자가 되네요 벙거지모자를 쓰고 알몸으로 머리 속을 뛰쳐 나와 마주오던 못생긴 남자와 다투다가 재수가 좋아서 팔만 부러졌네요 부러진 팔을 흔들며 어제 다짐했던 정상의 산을 쉼 없이 올라야 했지요 기쁜 마음에 ���친듯이 내려 오다가 재수가 너무 .. 목마른 그대 노래여! 2009.04.17
나무 나무 詩최마루 나무껍질을 으깨어 사색의 즙을 짜낸다 영롱한 한방울의 상큼한 희망의 물 꼭은 내 눈물과 같다 버릇처럼 나무의 과묵한 가르침을 때때로 물어보고 나는 나의 참된 진실들을 풀어놓고 재정렬을 심각하게 정리 해본다 사람이란 게 원래부터 숙명으로 되돌아와 침묵하는 건 나무와 같음.. 목마른 그대 노래여! 2009.04.15
밤의 세계 밤의 세계 詩최마루 밤도 너를 사랑하므로 나도 그를 포옹해 주리라 자연에서 가장 쑥스럽고 보드라운 밤 사색에 침몰되면 검은 머리카락 고르기 하얀 머리카락 뽑기 어려운 전쟁은 살며시 시작되었다 침묵은 항상 상흔(잔상)의 굴레 헤어나기 어려운 적막한 고금의 시간들 외로움에 지쳐 밤을 거부.. 목마른 그대 노래여! 2009.04.15
육신의 껍데기 육신의 껍데기 詩최마루 뼈가 얼도록 고통스러운 모월 모일 바람의 소리를 그제서야 들을 수 있었다 추운 혹한에 빙벽의 청사진같은 그해 겨울 살아 생전 미완성의 몸을 이불속으로 따습게 보호하고 장작불 앞에 손마디마디까지 사랑하며 아낀 이 육신의 살덩이 부질없는 육신이라 더 잘 가꾸어 부질.. 목마른 그대 노래여! 2009.04.15
자아 자아 詩최마루 소리없는 저녁 오열로 가득한 그림이 쭉 그려져 있는 안방에서 시를 그리며 사람들의 올오르는 행복을 가르마질하는 나를 나는 보았다 차츰 희미해지는 스텐드 아래 파지를 다림질하는 아내에게 화풀이를 하고 단 한줄의 그림을 채색하지 못한 나의 살가죽은 문둥이처럼 널부러져 고름.. 목마른 그대 노래여! 2009.04.14
절제 절제 詩 최마루 청바지가 터질듯한 몸매작살의 섹시한 아가씨 남성의 본능으로 불끄덩한 욕망을 감추지 못하여 어줍잖게 마음속으로 강간을 했다 이럴 때는 정말 짐승인 것만 같아서 욕정의 더럽고 매캐한 본능을 사정없이 거세하고 말았다 ☆ 글쓴이 소개☆ *최마루님의 글입니다. <등단작가이며 .. 목마른 그대 노래여! 2009.04.14
투명한 기억 투명한 기억 詩 최마루 추락된 기억을 애무하다가 오래전 좋은 추억들을 훔쳐간 세월들을 호출했다 이제서야 제대로 얘기해야 할 해저의 투명한 시간 시침은 정확하게 현재를 알려주고 있다 ☆ 글쓴이 소개☆ *최마루님의 글입니다. <등단작가이며 저작권은 작가에게 있음 *주의*주의!! 동의 없이 .. 목마른 그대 노래여! 2009.04.14
머리를 숙이고 머리를 숙이고 詩최마루 화장터에서 몇 토막의 뼈를 갈아 온 산 가득 휘뿌렸다 된바람에 서럽게도 날린 후 몇 토막의 뼈는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고 팔하나 다리하나 갈비뼈하나 없는 외로된 허수아비가 저만치 거꾸로 서있다 ☆ 글쓴이 소개☆ *최마루님의 글입니다. <등단작가이며 저작권은 작가에.. 목마른 그대 노래여! 2009.04.14
치마 입는 남자 치마 입는 남자 詩최마루 누가 아무리 욕을 해도 나는 치마를 입어야 한다 태생이 드센 남자라 여성의 존재를 탐하였고 욕정에 쌓여 치마를 과감하게 둘렀던 나 태초 모성애를 그린 여류시인을 깊이 사모하면서 더욱 병적으로 땀 맺힌 육체를 붉도록 갈망했다 관능미에 쫏긴 어금니가 내려 앉아 돌부.. 목마른 그대 노래여! 2009.04.14
밤의 삭발 밤의 삭발 詩최마루 초침이 잽싸게 움직이고 시침과 분침이 분주하게 허둥대는 이상한 시각 까마득한 어둠속에서만 태어나 고독한 자의 청각속에 결투를 신청하는 그대는 누구냐 감미로운 사색의 밤속에 뾰족이 귀청을 구멍내며 징그럽게 다가오는 너의 째지게 쉰 그 울음 나는 유난히 그런 밤이면 .. 목마른 그대 노래여! 2009.04.14
시의 회화 시의 회화 詩최마루 그리운 이 목소리 백지에 옮기면 마음은 조용한 강물되어 흐르고 그 목소리 그리운 노래에 한참이나 부얼부얼 울고 한적히 마음 쉴 곳 찾아 나의 영혼을 입맞춤한다 오롯한 사랑과 경이로운 삶의 기쁨 수많은 저 사랑의 추억에 시의 회화를 그릴텐데 붉은 노을 짜릿한 추억과 그리.. 목마른 그대 노래여! 2009.04.13
기습소나기 기습소나기 詩 최마루 양동이로 퍼붓는 소나기에 상상의 짜증이 확 밀려와 바지를 접고 우산을 내동댕이쳤다 햇빛이 조롱하듯 이게 뭐야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하수도로 밀려드는 분노 유명상표마저 씻겨간 물벼락의 하루 맨날 좋은 날만 있는 건 아니란다 우주인이 세수하고선 지구로 잘못 던져버.. 목마른 그대 노래여! 2009.04.13
거울 거울 詩최마루 바탕거울을 본 사물형상의 모습에 거짓임을 불신한다 사진과 거울 비슷은 하지만 무언가 어색하다 표현이 아닌 시각적인 관찰 거울에 비친 형상은 꼭 두개가 존재하고 사방에 놓으면 전후 좌우가 드러난다 설상가상 위아래까지 부끄러운 일임에 틀림없다 무서운 기억과 소름 끼치는 .. 목마른 그대 노래여! 2009.04.13